브릿지저널 정보영 기자 | 제주특별자치도가 저출생 위기 대응을 위해 부모들과 현장에서 직접 소통하며 양육 지원 정책을 점검했다. 특히 올해부터 시행 중인 첫째아 출산지원금 500만원 지급과 내년 신설을 추진하는 조부모 ‘손주돌봄수당’ 등 다양한 정책을 공유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3일 오전 제주시 하귀농협 노팅힐웨딩컨벤션에서 ‘2025 제주 엄빠(엄마·아빠)들의 수다뜰 토크 콘서트’를 열고, 예비부모를 포함한 20~40대 부모 50여명과 양육 현실 및 정책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눴다.
특히 이번 행사는 결혼, 출산, 육아로 이어지는 삶의 여정을 함께 고민하고 응원하자는 취지에서 결혼식장이라는 상징적인 공간에서 진행됐다.
민선8기 출범 3주년을 맞아 추진하는 ‘민생로드’ 2번째 행사로 기획된 이번 토크 콘서트는 부모들의 생생한 육아 경험을 정책에 반영하고, 지역사회 공동체 기반 양육 환경 조성 방안을 모색하는 소통의 장으로 마련됐다.
현장에는 다문화가정 임신부와 공동육아 참여 부모도 함께해, 다양한 양육 경험을 공유했다.
본행사에 앞서 열린 ‘베이비 왓수다’ 식전행사에서는 임신 중인 예비부모 3명을 위한 축하 이벤트와 떡케이크 컷팅식이 따뜻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수눌음공동체 부모들의 재능기부 문화공연(줌바댄스)으로 문을 연 토크 콘서트에서는 사전·즉석 질문을 통해 육아 갈등, 돌봄 공백, 지역 돌봄자원에 대한 문의가 쏟아졌다. 이에 대해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직접 답변하며 공감대를 넓혀갔다.
특히 다문화 가정 임신부는 “한국 문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수눌음 공동체를 통해 고민을 나누며 큰 위안을 받았다”며 “제주처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일수록 외국인 부모가 더 잘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수눌음 돌봄공동체에 참여 중인 ‘행복한 아이들(행아)’ 팀의 한 어머니는 “이웃들과 함께 육아를 하면서 아이들도 서로 가족처럼 가까워졌다”며 “우리집뿐만 아니라 더 많은 곳에서 이런 활동이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오영훈 지사는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이 기쁨이 될 수 있도록 수눌음 돌봄 등 공동체 중심의 육아정책을 확대하겠다”며 “출산지원금, 조부모 돌봄수당, 아동건강체험활동비 등 맞춤형 정책으로 부모의 양육 부담을 줄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임대주택 공급, 실내놀이터 확대, 응급의료체계 개선 등 양육환경 전반의 질을 높이는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며 “부모들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사회 전체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제주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제주도는 올해부터 첫째아 출산지원금 최대 500만 원을 지급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조부모가 손자녀를 돌볼 경우 ‘손주돌봄수당’을 지급하는 정책을 준비 중이다.
초등학생 대상 매월 5만 원의 ‘아동건강체험활동비’를 지역화폐 ‘탐나는전’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해당 정책은 대통령 공약에 반영돼 전국적 주목을 받고 있다.
누구나 안심하고 누릴 수 있는 ‘제주가치 돌봄’ 정책을 통해 올해 6월 기준 8,093명에게 돌봄 혜택을 제공했고, 수눌음돌봄공동체에는 481가구 1,799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95개 팀에서 올해 105개 팀으로 늘어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초등 주말돌봄센터 ‘꿈낭’은 올해 2개소가 추가돼 총 4개소에서 400명 이상의 아동이 문화·예술 체험 중심의 돌봄서비스를 받고 있다.
제주도는 도민과 직접 소통하는 현장 중심의 정책설계를 이어가며, 양육 부담을 나누고 공동체 기반 돌봄을 확산하는 ‘제주형 양육모델’을 정착시켜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