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저널 김경미 기자 | 우순경 총기 사건'이 벌어진 지 43년 만에 의령4·26추모공원을 완성했다는 소식이 썰물처럼 퍼져나가자, 희생자를 추모하고 진심을 전하려는 각계각층의 반응이 밀물이 되어 의령군에 모여들고 있다.
의령군은 지난달 26일 '의령4·26추모공원'에서 오태완 군수와 유가족, 지역 주민 등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회 의령4·26위령제 및 추모공원 준공식‘을 개최했다.
완공된 추모공원에서 처음 개최된 의령4·26위령제는 43년 동안 숨죽여 왔던 유족의 응어리를 풀 듯 한 달이 지난 시점에 수많은 뒷이야기를 남기고 있다.
방송계에서 먼저 응답했다.
'의령 4·26 추모공원'은 오태완 군수가 정부에 국비 지원을 건의하면서 위령제 개최와 추모공원 조성이 급물살을 탔는데 그보다 앞서 2021년 11월 25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에서 우범곤 의령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룬 것이 여론 형성에 도움이 됐다.
당시 방송을 보고 의령군청 누리집 게시판에 문의 글이 연달아 달렸고, 위령탑을 짓고 위령제를 열어달라는 전화가 빗발쳤다.
SBS 꼬꼬무 임동순 작가는 "유족들이 간절히 원했던 위령제 개최만 해도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추모공원 건립까지 완공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유족들의 숙원이 결실을 보아 뿌듯하다. 어두운 역사지만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직시해 준 의령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위령제 당일 작곡가 정의송 씨는 '소쩍새 우는 사연'·'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등의 유족의 애달픈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를 선곡해 부르며 죽은 이의 넋을 기렸다.
경찰청은 의령4·26추모공원이 경찰의 아픈 역사를 돌아보고 반성과 화해, 치유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는 시대상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경찰 역사 순례길' 코스에 추가하며 위로의 뜻을 표했다.
국민적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
주말이면 평균 300여 명이 추모공원을 방문하고 있다.
군은 기존 추모 공간이 있는 위령탑 주변에 휴식·놀이·편의시설을 갖춘 복합문화역사공원을 조성했다.
의령의 아픈 역사가 미래 세대에게 기억되는 교육의 장이 되길 바라는 추모공원 건립 취지에 맞게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이 찾고 있다.
지난달 5일 궁류면 체육대회 및 경로한마당 축제에서 궁류 면민들을 감사의 뜻을 모아 오태완 군수에게 감사패를 전달해 뭉클함을 안겼다.
궁류면은 우순경 총기 사건이 일어난 마을로 1982년 4월 26일 면민 56명이 같은 날 숨진 비극을 겪었다.
박상출 노인회장이 면민을 대표에 감사패를 전했고 위령제 때 연신 허리를 숙이며 오태완 군수에게 고맙다 흐느낀 유족 배병순 할머니는 이날만큼은 꽃다발을 전달하며 환하게 웃었다.
오태완 군수는 "궁류 면민의 43년 아픔에 비하면 지난 삼사 년의 수고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국민 여러분의 진심 어린 위로에 말씀 감사드린다"며 "의령군은 유족의 상처를 치유하고 명예를 회복하는 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