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저널 김경미 기자 | 인천디지털성범죄예방대응센터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상담 지원 ▲삭제 지원 ▲사건 지원 ▲치료비 지원 ▲특화 치유 프로그램 운영 등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상담부터 피해 회복까지 원스톱 통합지원을 실시하는 기관으로, 2021년 6월 14일 인천광역시가 인천여성가족재단에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아동·청소년 온라인 그루밍 피해 실태・특징
센터 통계에 따르면, 2021년 6월 개소 이후 2025년 9월까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1,072명에 대해 상담지원을 비롯한 삭제지원, 법률지원, 피해회복지원 등 원스톱 통합 지원이 총 74,660건 진행됐다.
2025년 9월 기준 268명이 새롭게 인입되어, 피해 증가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누적 피해자 1,072명 가운데 10대 미만 피해자는 7명, 10대 피해자는 394명으로, 전체 피해자의 38%가 아동·청소년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여성 피해자가 93%에 달한다.
아동·청소년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온라인 그루밍 피해가 154건(38%)으로 가장 많았으며, 불법촬영 피해가 50건(12%)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딥페이크 영상 제작 등 허위영상물 성범죄 유형이 급증하고 있는 한편, 온라인 그루밍 피해는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그루밍은 온라인 공간의 특성과 청소년기의 심리적 특성이 결합하여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SNS 등에서는 신상정보를 쉽게 숨길 수 있어 익명성이 강화됐고 대화만으로도 빠른 친밀감 형성이 가능하다.
청소년기는 관계 형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이면서, 호기심이 교차하는 발달 시기로, 이러한 특성으로 외부의 접근이나 유인에 취약해질 수 있어, 낯선 사람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피해 노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온라인 그루밍은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가해자가 온라인상에서 친밀감을 형성한 뒤 이를 성적 유인·착취로 연결하는 범죄 행위다.
특히 성인 가해자는 경제력·연령·정보력 등에서 우위에 있는‘힘의 불균형’을 악용해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를 통제한다.
피해자는 자신이 범죄 피해 상황에 놓여 있음을 즉시 인식하기 어렵고 가해자의 회유와 협박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의존된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특징을 보인다.
이는 표면적으로‘자발적 대화 참여’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된 범죄 피해이다.
온라인 그루밍 특성 반영 매체 기반 참여형 교육 운영
이번 교육은 인천여성가족재단 인천디지털성범죄예방대응센터, 인천광역시교육청이 협력해 진행하며, 센터는 인천 관내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2025년 11월까지 19개 학교, 79학급, 1,782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성범죄 피해 예방을 위한 온라인 그루밍 예방 및 대응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9월 기준 18학급, 391명 대상으로 교육이 진행됐다.
온라인 그루밍은 가해자가 친밀감을 형성한 뒤 이를 성적 착취로 이어가는 특성을 보이는데, 청소년 피해자는 호기심에 성적 대화에 참여했다가도 대화를 중단하기 어렵고 가해자의 지속적 착취나 협박에 노출되기 쉽다.
이번 교육은 온라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학생 스스로 이해하고 위험 상황에서 즉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교육은 총 3차시로 구성됐으며, 1차시에서는 강의를 통해 온라인 그루밍의 개념과 위험성, 실제 피해 사례를 학습하며, 실제 상황에서의 예방·대응 방법을 익히는 사례형 교육이 이뤄진다.
더불어 교육에서는‘허위영상물 합성(딥페이크)’등 청소년에게 파급력이 큰 신종 디지털 성범죄 유형도 함께 다루며, 학생들이 일상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예정이다.
2차시와 3차시에서는 ‘위험을 아는 수준’을 넘어, 연극 속 역할극과 미술 표현 활동을 통해 ‘안전한 행동’을 체득하고 내재화하는 경험적 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
더불어 디지털 성범죄가 ‘힘의 불균형을 이용한 가해자의 범죄 행위’임을 명확히 인식하도록 지도하여 피해자 비난을 예방하고 건강한 또래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센터는 3년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교 현장 피드백을 반영해 교육 시간을 기존 2차시에서 3차시로 확대했으며,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실제 온라인 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 내용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왔다.
인천디지털성범죄예방대응센터 류혜진 팀장은“성적 주체로서의“나”를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경험과 능력이 부족한 아동·청소년의 상황에서 이들의 성은 너무나 쉽게 착취당하고 이용당하는 성 위계의 구조 속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구조에 의해 발생하는 온라인 그루밍에 대해 이번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며 위험을 인식하고 대응하는 힘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었다. 앞으로도 아동·청소년이 디지털 환경에서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예방교육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